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성명서 

IT산업 노동자 현실 외면하는 부총리 발언이 우려스럽다!

- 왜, 긴급장애 상황을 특별연장근로로 해결하려 하는가! –

2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경제현안간담회에서 “ICT 업종은 특별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IT 노동자들의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로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의지와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 관련 개발자들은 밤새 장애대응을 한다. 전날 야근을 했더라도 서버 담당자는 퇴근 하자마자 출근을 하기도 한다. 지진, 폭염, 장마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장애 대응을 위해 자다가도 수시로 깨 알람을 확인하는 것이 IT노동자들의 삶이다.

야근과 밤샘근무, 새벽과 주말장애 대응은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포괄임금제의 틀에 갇혀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IT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한국오라클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이유 역시 주 60시간 이상의 과다 노동과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7월 1일 시행될 개정 근로기준법은 주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방지해 IT노동자들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 실낱 같은 희망을 품게 했다.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발맞춰 네이버 노조(공동성명) 등 IT기업 노조와 노사협의회는 이에 맞춘 근무제 개편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 52시간 이상, 때로는 주 100시간에 이르는 살인적인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근로기준법의 취지는 장시간 노동을 금지하고, 초과 노동을 포함해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금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시점에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 위험하다.

자연재해·사이버 위기 등 ‘불가피한 상황’을 의미한다고 부연했지만, 오늘날 우리 국민의 삶은24시간 통신망과 인터넷서비스에 연결돼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불가피한 상황’은 광범위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크다.

기업에 의해 법령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오남용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할 책임이 있는 경제부총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과다 노동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서버 다운·해킹 등 긴급 장애대응 방안이 왜 ‘특별연장근로’란 말인가? 이는 정부가 이미 과다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IT 노동자들의 현실은 외면한 채 기업의 편의만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T업계 긴급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은 문재인정부가 그토록 주장해왔던 ‘일자리 확충’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피한 상황’을 IT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장시간 노동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발상은 후진적이다. 기업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의 노동은 언제든 소모품 취급할 수 있다는 발상을 가진 정부라면 ‘노동존중’은 한낱 허구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간단축은 우리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IT 노동자의 삶이 있는 곳에 혁신도 미래도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노동시간 단축에 역행하는 특별 연장근로 가능 발언을 당장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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