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특별연장근로' 발언에 IT 노동자 '발끈'

“서비스 업데이트나 월드컵처럼 접속자가 많을 때, 기계가 고장 났을 때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접속장애는 발생한다. 일상이다. 재해·재난처럼 몇 년에 한 번 일어나는 게 아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IT업계 특별연장근로 허용’ 발언에 대해 IT업계 노동자들은 “업계 상황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정부가 과노동에 대한 손쉬운 해결책을 재계에 제공한 것이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불가피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라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은 서버다운, 해킹 등 긴급 장애대응 업무도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 인가’는 자연재해나 그에 준하는 상황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노동자의 동의를 받으면 연장근로시간 한도인 주 1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시킬 수 있다.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IT업계 노동자들은 사실상 ‘주52시간 근무제’가 무력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대응 업무가 일상인데 이를 특별연장근로에 포함시키면 근로시간은 사실상 주52시간을 넘는다는 것이다.

7월 1일부터 주52시간을 적용받는 게임회사에 다니는 A씨는 27일 “서버다운 같은 장애는 늘 발생한다”라며 “오늘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는 주52시간 시행 때문에 유연근무제나 선택근무제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일부 팀은 여전히 ‘9-6(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편집자 주)’라는 기존 업무형태를 고수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장애대응 업무가 (특별연장근로에) 포함되면 초과근로가 가능해, 주52시간을 넘을 것 같다”라며 “업무가 주52시간을 초과하는 문제를 정부가 특별연장근로라는 방법으로 너무 쉽게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IT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이하 네이버노조)도 26일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 위험하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IT업계 특성상, 서버다운 같은 접속장애는 자주 발생한다”라며 “재난처럼 몇 년에 한 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 지회장은 이어 “이런 상황인데 장애대응을 누군가가 특별연장근로를 해서 해결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라며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가 과다 노동을 줄이자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인력 충원·근무제 개편 등으로 과노동을 해결하려는 노사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도 했다. 오 지회장은 “서버 장애 등으로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으면 안 되고 그에 대한 대응을 해야하는 것은 맞다”라면서 “그런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장애가 발생하면 밤샘 대응을 하는 것이 일상이니 해당 업무에 대한 사람을 늘리거나 선택근로제를 하는 등의 방안을 회사와 논의 중이었다”라며 “그런데 정부가 특별연장근로를 열어둠으로써 회사가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게 됐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오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주장했던 일자리 확충으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로기준법상) 주40시간 일하고, 정말 초과노동이 필요할 때 (연장근로 등으로) 12시간 더 일할 수 있다”라며 “한 명이 하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을 채용해, 그 사람들의 연장근로시간 안에서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이야기할 정도로 노동존중을 중시한다”라며 “동시에 노사정 대화도 강조해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재계의 요청만 듣고 결정을 내리기보다 IT업계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며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노동시간 단축을 역행하는 특별연장근로 가능 발언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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